양모로 부자 된 부르주아, 국왕을 도운 이유는? 영국 근대 국가 탄생 이야기
중세 시대 유럽, 특히 영국에서는 ‘양모’라는 털 달린 동물이 세상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양모 제품이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이를 생산하고 팔던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돈을 벌게 되었죠.
그런데 이 돈을 가진 사람들이 단순히 부자가 된 걸로 끝났을까요? 아니에요. 그들은 단순한 상인이 아니라, ‘새로운 계급’, 즉 신흥 부르주아로 떠올랐고, 나라의 정치와 행정에도 큰 영향을 주는 사람들이 되었어요.
오늘은 양모 산업의 성공 → 부르주아의 등장 → 중앙집권 국가의 탄생이라는 흐름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해 봤습니다.
1. 양모 산업이 만든 부자들 – 신흥 부르주아
14~16세기 영국, 유럽에서 양모 제품이 유행하면서 영국산 양모 직물은 큰 인기를 끌었어요.
영국의 지주, 상공인, 장인들은 양을 대규모로 키우고 양모를 가공해 유럽 각국에 수출하며 부를 쌓게 됩니다. 이렇게 새롭게 부자가 된 사람들을 신흥 시민 계층, 즉 부르주아(Bourgeois)라고 불렀어요.
이들은 농민도 아니고 귀족도 아닌 ‘중간 계급’이었죠.
2. 부르주아는 왜 국왕을 지지했을까?
부르주아는 돈은 많지만, 정치적인 권력은 없었어요.
귀족들은 자기 땅에서 자치적으로 힘을 행사하고, 중앙 권력(국왕)을 견제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부르주아는 나라 전체를 하나의 시장처럼 보고, 세금과 무역을 통일적으로 관리하는 강력한 왕의 존재를 원했어요.
그 이유는?
👉 시장 확대와 안전한 무역, 통일된 법과 세금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예요.
👉 지방 귀족보다 국왕이 자신들에게 더 이득이라고 판단한 거죠.
3. 국가의 변화 – 중앙집권과 관료제 탄생
왕은 돈이 필요했고, 부르주아는 안정적인 시장과 제도를 원했어요. 그래서 부르주아가 왕을 돈으로 지원하고, 왕은 그 대가로 관세권·무역권·세금 특혜를 줬습니다.
그 결과, 왕이 중심이 되어 나라를 운영하는 '중앙집권 체제'가 만들어졌고*그 나라를 조직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관료제'도 함께 정비되었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관료제는 오늘날 공무원 조직의 초기 모델이 되었죠.
4. 자본주의의 씨앗이 되다
양모로 시작된 돈벌이 → 부르주아 계층 → 국가 관리 체계 → 법과 제도 정비 이 일련의 흐름은 자본주의 경제의 시작으로 이어집니다.
부르주아들은 돈을 투자해 상품을 만들고, 이익을 남기는 구조(=자본주의)를 정착시켰고, 국가는 그들을 보호하면서 경제가 커지는 기반을 마련했어요.
즉, 양모 산업은 단순한 경제 활동이 아니라, 정치·행정·사회 전반에 영향을 준 사건이었습니다.
5. 절대왕정과의 연결
부르주아가 국왕을 밀어주고, 국왕이 권력을 강화한 결과 유럽에서는 절대주의’라는 정치 형태가 자리 잡게 되었어요.
절대주의란?
👉 국왕이 의회나 귀족의 간섭 없이 모든 권력을 쥐는 체제를 말해요.
절대왕정은 때로는 독재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당시로선 효율적인 행정과 통일된 국가 운영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양모라는 단순한 물건에서 시작된 변화는 한 나라의 정치 구조, 행정 시스템, 경제 체계까지 바꿔버렸어요.
신흥 부르주아 계층은 왕을 돕고, 왕은 국가를 중앙에서 효율적으로 운영하게 되었죠. 이렇게 해서 영국은 다른 유럽 국가보다 빨리 ‘근대 국가’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자본주의와 관료제의 기반도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행정 편의나, 시장 경제의 기본도 사실은 이처럼 역사 속 작은 경제 변화에서 시작되었다는 점! 참 재밌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