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즈는 왜 번영했을까? 무역, 종교, 도시의 삼박자가 만든 중동의 중심"
하자즈(Hejaz)는 오늘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서부 지역으로, 이슬람교의 발상지인 메카(Mecca)와 메디나(Medina)가 위치한 곳입니다.
한눈에 보면 사막과 산악지대가 대부분인 메마른 땅이지만, 고대부터 중세 이슬람 세계에 이르기까지 하자즈는 상업과 문화의 중심지로 번영해왔습니다.
단지 종교적 의미 때문만은 아닙니다. 지리적 요충지이자 무역의 거점으로서 하자즈는 일찍부터 상업과 문명의 교차로로 기능하며 번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하자즈가 어떻게 고대부터 번영할 수 있었는지, 역사적 배경과 요인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지리적 요충지와 카라반 무역
하자즈는 홍해와 아라비아 내륙을 잇는 무역 경로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아라비아 반도 북쪽(시리아·팔레스타인)과 남쪽(예멘), 그리고 홍해를 통해 이집트와 동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카라반 무역의 핵심 루트였습니다.
낙타를 이용한 무역 행렬(카라반)이 이 지역을 지났고, 상인들은 하자즈의 도시에 들러 물자를 사고팔며 중계무역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메카는 단순한 종교 도시가 아니라 고대 아라비아의 상업 중심지였습니다.
2. 쿠라이시 부족의 역할
이슬람 이전 하자즈의 중심 도시 메카는 쿠라이시(Quraysh) 부족이 주도한 도시였습니다.
이들은 종교적 의식(카바 신전 관리)과 상업을 함께 운영하며 정치적·경제적 실권을 잡은 지배 세력이었습니다.
쿠라이시는 무역 노선을 개척하고, 부족 간 분쟁을 조율하며 하자즈의 번영을 이끌었습니다.
무함마드 예언자도 쿠라이시 부족 출신으로, 당시 무역 활동에 직접 참여했던 인물이죠.
3. 이슬람의 발흥과 순례 경제
7세기 초,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메카에서 활동을 시작하며 이 지역은 종교적 중심지로 부상합니다.
이슬람이 확산되며 하자즈는 단순한 상업 도시에서 세계 이슬람 신자들이 순례(Pilgrimage)를 위해 찾는 성지로 발전합니다.
매년 수백만 명이 하즈(Hajj) 위해 메카를 방문하고, 이로 인한 관광 및 상업 인프라가 성장합니다.
중세 이슬람 세계 전반에서 하자즈는 정신적·문화적 중심지로 기능하면서도, 경제적으로도 막대한 이익을 누렸습니다.
하자즈는 단순히 메카와 메디나라는 종교 도시로만 기억되기엔 아까운 지역입니다.
무역의 중심지,
문화와 문명의 교차로,
이슬람 세계의 순례 성지
라는 세 가지 요소가 겹치며, 중세를 포함한 오랜 시간 동안 번성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에도 하자즈는 사우디아라비아 내에서 특별한 행정 지역으로 유지되며, 여전히 순례 산업과 종교 관광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 신앙과 상업, 문화가 만나는 곳.
하자즈의 번영은 종교만이 아닌 역사·지리·경제가 함께 만들어낸 복합적 결과였습니다.